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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금연 만 4년의 대장정.

금연 시계의 추는 돌고 돌아 또다시 1년의 시간이 더 흘렀습니다. 2018년 5월 12일부터 시작된 금연의 길. 그렇게 만 4년,바로 엊그제의 다짐처럼 느껴지지만 짧은 순간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금연을 실천하리라 고는 그때 그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실패하면 그뿐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긴 시간 금연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그땐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연의 기록을, 이야기를 다시 적어 나가는 이 순간은 또 다른 각오의 순간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담배의 유혹은 제 주위를 맴돌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꿈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꿈을 꿀 때도 있으니 흡연의 유혹을 뿌리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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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망각(妄却).

2020년 12월 중순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병원 입원 후 아버지의 기억은 계속 희미해져만 갔다.나를 알아보지도 못했고, 다리는 점점 굳어갔고, 말은 더욱더 어눌해져만갔다. 기억의 시점은 아주 먼 과거에 머물러 있었고, 그저 몸으로 기억하는 행동들만 있을 뿐이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검사와 그에 맞는 치료뿐이었다. 연말이라 간병인을 구하기 힘들었지만, 수소문 끝에 겨우 간병인을 구했다. 입원 첫날과 이튿날 아버지를 지키고 난 다음, 간병인에게 부탁을 하고 나왔지만, 몇시간 지나지 않아 간병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못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부탁을 하고 나올 때만 해도 아버지의 상태는 그나마 괜찮아 보였었는데, 못하겠다는 그런 말을 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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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계획의 계획.

새해가 되면 언제나 그럴듯한 계획의 계획이 필요했다. 그것은 한 해의 소망을 다지는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과연 필요한 계획인지 아니면 계획을 위한 계획인지는 계획을 세우는 나도 잘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계획을 아니 세울 수도 없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뭔가를 계획하지 않으면 늘 불안함이 우리를 따라다닌다. 몇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도 아니 조금 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괜찮은데, 쉬면 괜스레 불안해하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초조함에 또 계획을 세우고, 다시 부시고, 또 세우고, 이런 아이러니함은 언제나 계속되었다. 그러면서 몸은 힘들어가고 정신은 지쳐가고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이렇게 삶은 불안하다. 결국 나의 삶은 각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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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소한 여행 [여행] 지리산 노고단. 지리산 이야기만 해도,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였다. 아마 30여년전 처음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던 기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그러던 중 지난 8월쯤 갑자기 지리산 노고단이 생각났다. 하지만 무엇때문에 갑자기 노고단이 생각이 났었었는지 정확하게 기억 나지 않는다. 지리산은 중산리 코스로 천왕봉을 올라간것이 마지막이니 아마도 10년은 족히 넘은듯했다. 그렇다면 노고단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아주 오랫동안 가보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올해가 지나가기 전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지만 거리는 멀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하지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계절이 찾아왔다. 이제 .. 더보기
  • 소소한 여행 [가을여행]간월산. 십몇년전 간월산을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건 이른 아침 베낭을 준비하고 차를 몰다 바라본 하늘의 구름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등산 중간에 있는 아주 길었던 임시도로가 기억에 남아 있고, 더욱더 선명한 기억은 아마도 간월재에서 바라본 정상으로 가는 계단이었습니다. 지금도 잊을수 없는 장면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흘러가 십몇년만에 다시 간월산을 다녀왔습니다. 순전히 전날 술을 마시다 가보자고 했던 이야기라 실제 갈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아무튼 산행은 시작 되었습니다. 십몇년전의 기억과는 사뭇 다른 주차장과 그외 부대시설을 보고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습니다. 십몇년전 그땐 시설이 별로 없었던걸로 기억하는데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버린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각종 편의 시.. 더보기
  • 소소한 여행 [여행]김해 은하사. 오랜만에 길을 나서 김해 은하사로 갔습니다. 올해도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 느낌이지만 벌써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고, 조금만 지나면 또 한해의 마무리를 해야할 시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듯 합니다. 얼마남지 않는 올해를 생각하면 아쉽고, 또 복잡한 마음에 늘 이맘때즘은 괜스레 생각만 더욱더 조급하고 초초해집니다. 아쉬운 마음은 언제나 매해 같은 모습으로 다가 오는듯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이맘때쯤은 하는 행동도 패턴도 매년 비슷합니다. 등산과 가까운 근교 드라이브등 매년 바뀌지 않고 샌치해진 마음을 달래려 멍하니 드라이브를 하거나, 아무생각없이 달리거나, 멍하니 걷거나 늘 비슷하게 이 멋진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조급해지는 마음을 가다듬기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율배반적이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