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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좋은 글] 나에게 여행은 그런 것이다. 나에게 여행은 그런 것이다. 더 잘 내려앉기 위한 것. 그곳으로의 망명이 아니라, 이곳으로의 귀환을 위해서 떠난다. 끊임없이 떠도는 부평초를 꿈꾸지 않는다면 누구나 잘 돌아오기 위해 떠날 것이다. (어쩌면 떠도는 것이 일상인 부평초로서는 물위에 떠도는 것 자체가 정주(定住)가 아닐까? 떠돎이 일상에 아무런 충격을 주지 않는다면 천 리를 주유한들 붙박이 나무와 무엇이 다를 것인가.) 여행은 낯설고 새로운 것들을 만나는 일이다. 그러나 궁극 그 낯설고 새로운 것들 속으로 나를 의탁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속에서 더욱 낯설 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 위한 일이다. '풍경'과 '너'가 낯이 설수록 '나'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과 '나'는 너무 친숙하여 때로 구분이 가지 않는다. 일.. 더보기
[시]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용혜원 오늘 아침 문득 이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용혜원 어느 날 하루는 여행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가야겠습니다. 그 날은 누구를 꼭 만나거나 무슨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을 지지 않아서 좋을 것입니다. 하늘도 땅도 달라 보이고 살아 있는 표정을 만나고 싶습니다. 시골 아낙네의 모습에서 농부의 모습에서 어부의 모습에서 개구쟁이의 모습에서 모든 것을 새롭게 알고 싶습니다. 정류장에서 만난 삶들에게 목례를 하고 산길에서 웃음으로 길을 묻고 옆자리의 시선도 만나 오며 가며 잃었던 나를 만나야겠습니다. 아침이면 숲길에서 나무들의 이야기를 묻고 구름 떠나는 이유를 알고 파도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저녁이 오면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하룻밤에 만들고 싶습니다.. 더보기
[Essay] 행복의 향기. 지난 겨울 따뜻한 봄이 되면 난 무엇을 하고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 본적이 있다. 어디론가 여행을 다니고 있는다든지, 열심히 뭘 좀 배우러 다니고 있다든지. 아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하루 하루를 그냥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있을지 지난 겨울의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고민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후자가 맞는 이야기인 것 같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일만하고 하루 하루를 무미건조하게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마음이 늘 조급해진다. 뭔가를 해야 될 것 같은 강박관념이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조급해 진 것일까? 하는 생각들과 그것과 함께 따라오는 잡생각들이 문득 스칠 때면 이 조급한 마음을 커피로 달래본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뭐 이런 저런 것들 많지만 그 중에.. 더보기
[여행] 양산 미타암. 미타암은 신라 선덕왕 15년에 원효대사가 초건, 경명왕 4년 지공대사가 중건하고 고종25년 정진대사가 중수한 절이다. 미타암이 갖고 있는 보배는 제2의 석굴암이라 불러지는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이다. 아미타불처럼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다. 원효대사가 창건한 88암자 중에 하나인 미타암은 심오한 아미타불입상과 원산폭포가 자랑거리다. 천성산 화엄벌을 시발점으로 동쪽을 내려오면 제법 용자(勇姿)를 갖춘 절이 있으니 여기가 바로 천하의 신비를 간직하고 사바세계를 내려다보면서 중생의 번뇌를 씻어주는 아미타불이 자리 잡고 있는 미타암이다. 미타암은 천연 동굴에 인공을 가해 조성한 석굴 사원이다. 현존하는 당우(堂宇)로는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등이 있으며, 석굴법당에는 석조아미타여래입상이 모셔져 있다. [삼국유사][포천산.. 더보기
[여행] 경남 양산 법기수원지. 경남 양산 법기수원지. 언제부턴가 낮술이 좋아졌습니다. 맑은 날, 밤이 아닌 점심때쯤 마시는 술은 보통 일상을 마무리 할 때 마시는 술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낮술은 하루를 마무리 한다는 느낌보다는 쉰다는 느낌을 줘서 그런지 주말에 점심을 먹으면서도 가볍게 맥주 한잔을 곁 드리면 더할 나위 없이 기분이 좋아지곤 합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낮에 마시는 술은 밤에 마시는 술보다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 왔습니다. 한동안 일이 바빠 근 두 달 가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일에만 매달렸습니다. 여행은 고사하고 책 한 줄 읽을 시간도 없이 정신 없이 지내다 겨우 제자리로 돌아 왔습니다. 한숨을 돌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6월 중순. 때마침 걸려온 친구의 전화에 망설임 없이 부산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로지 낮술 한.. 더보기
[책] 한낮의 달을 쫓다-온다 리쿠. 한낮의 달을 쫓다-온다 리쿠. 제목을 본 순간 이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쩔 땐 아무 생각 없이 책의 제목만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런 경우입니다. 물론 책의 겉 표지에 여행 미스터리라고 작은 글씨가 있어 조금 더 수월하게 선택을 한지도 모릅니다. 책을 읽는 동안 먼저 떠 오른 것이 작가 댄 브라운 입니다. 댄 브라운 특유의 장소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이미 몇 편의 책으로 잘 증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충동을 심하게 느끼곤 하는데 이 책에서도 똑 같은 반응이 일어났습니다. 온다 리쿠의 섬세한 풍경묘사는 소설 속의 주인공이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걷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 만큼, 또 그 .. 더보기
[Essay] 땅끝 기억의 단편 연말이었다. 저물어 가는 한해, 다가올 새해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어느날 친구와 이야기를 하던중 막연히 땅끝이 떠 올랐다. 그게 17년 전이었다. 땅끝은 처음이었다. 당시 친구와 나는 구닥다리 고물 자동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그렇게 땅끝으로 향했다. 오전에 출발한 우리는 저녁 무렵에 도착을 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그건 인내의 연속이었다. 점점더 많아지는 인파, 계속 되는 추위 속에 우리는 조금씩 지쳐갔다. 새해 첫날의 해가 떠 오를때까지의 시간은 더디게만 흘러갔다. 꿈 많은 시절이었다. 해보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도 많은 시절이었다. 스물일곱살에도 회사 생활이 재미 없었으니 오십이 된들 회사 생활이 재미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를 하던 시절이었다. 대기업의 명패는 나에.. 더보기
[부산여행] 부산 청사포. 7월초 부산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부산에 사는 친구 집을 방문하기 위해서다. 후배와 나 이렇게 둘이는 오전에 출발을 했다. 가볍게 점심을 같이 먹자는 이유였다. 그게 다였다. 출발과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을 했다. 한참을 달려 부산에 도착한 우리는 간단한 인사를 한후 그렇게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그게 2시 즈음. 늦은 점심이라 배도 고팠다. 고깃집에 앉은 우리는 오랜만에 낮술을 시작했다. 한병, 두병 그렇게 병들은 비워져 나갔다. 그렇게 낮 술을 마시는 동안 갑작스런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분위기는 더욱더 절정으로 치닫았다. 더욱더 빨리 비워지는 술잔, 취해가는 우리들.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사이 비도 그치고 기분은 점점더 업이 되었다. 친구의 2차 제안이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한시간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