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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Essay

[Essay]금연 후기-만7년의 계속된 여정 금연의 기록이 조금, 아니 많이 늦어졌습니다. 하루하루 바쁜척하고 살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몇 년이 훌쩍 지나 버렸습니다. 매년 이 금연의 결실을 꼭 기록으로 남기고지 했는데 이런저런 이유들로 두세 번의 금연의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이렇게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금연을 잘 실천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또 그간의 이야기를, 희로애락을 글로써 다 표현하고 전하지는 못했지만, 그 뿌듯함과 대견한 마음은 언제나 늘 저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금연을 시작한지도 벌써 만으로 7년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2018년 5월 12일 처음 금연을 시작할 땐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기간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겐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또 누군가에겐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더보기
[Essay] 금연 만 4년의 대장정. 금연 시계의 추는 돌고 돌아 또다시 1년의 시간이 더 흘렀습니다. 2018년 5월 12일부터 시작된 금연의 길. 그렇게 만 4년,바로 엊그제의 다짐처럼 느껴지지만 짧은 순간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금연을 실천하리라 고는 그때 그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실패하면 그뿐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긴 시간 금연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그땐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연의 기록을, 이야기를 다시 적어 나가는 이 순간은 또 다른 각오의 순간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담배의 유혹은 제 주위를 맴돌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꿈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꿈을 꿀 때도 있으니 흡연의 유혹을 뿌리치고 .. 더보기
[Essay] 망각(妄却). 2020년 12월 중순쯤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다. 병원 입원 후 아버지의 기억은 계속 희미해져만 갔다.나를 알아보지도 못했고, 다리는 점점 굳어갔고, 말은 더욱더 어눌해져만갔다. 기억의 시점은 아주 먼 과거에 머물러 있었고, 그저 몸으로 기억하는 행동들만 있을 뿐이었다. 내가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건 검사와 그에 맞는 치료뿐이었다. 연말이라 간병인을 구하기 힘들었지만, 수소문 끝에 겨우 간병인을 구했다. 입원 첫날과 이튿날 아버지를 지키고 난 다음, 간병인에게 부탁을 하고 나왔지만, 몇시간 지나지 않아 간병인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못하겠다는 말 뿐이었다. 부탁을 하고 나올 때만 해도 아버지의 상태는 그나마 괜찮아 보였었는데, 못하겠다는 그런 말을 들으니.. 더보기
[Essay] 계획의 계획. 새해가 되면 언제나 그럴듯한 계획의 계획이 필요했다. 그것은 한 해의 소망을 다지는 하나의 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것이 과연 필요한 계획인지 아니면 계획을 위한 계획인지는 계획을 세우는 나도 잘 모르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계획을 아니 세울 수도 없었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뭔가를 계획하지 않으면 늘 불안함이 우리를 따라다닌다. 몇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도 아니 조금 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어도 괜찮은데, 쉬면 괜스레 불안해하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초조함에 또 계획을 세우고, 다시 부시고, 또 세우고, 이런 아이러니함은 언제나 계속되었다. 그러면서 몸은 힘들어가고 정신은 지쳐가고 매번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이렇게 삶은 불안하다. 결국 나의 삶은 각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보기
[Essay] 금연 1000일 동안의 소회. 유일한 벗이었던 담배와 헤어진 지 이제 만3년. 그땐 너무나도 갑작스럽고도 일방적인 이별이었습니다. 하지만 1000일동안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린 서로에게 여전히 미련이 남아 아주 멀리 떠나지도 못한 채 서로의 주위를 빙빙 맴돌고 있고, 한번의 방아쇠에도 우리는 다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강한 이끌림을 여전히 느끼고 있지만 우린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애써 덤덤히 그냥 그렇게 시간을 아주 천천히 흘려보내고 있죠. 서로의 안부는 따로 묻지는 않지만 어떻게 지내는지는 보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상태로, 가끔 문득문득 그리워질 때마다 먼산을 바라보며 심호흡으로 그리움을 삼키고 달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비록 헤어지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담배는 지치지 않고 늘 저를 유혹하고는 .. 더보기
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이리사와 야스오- 반짝반짝 빛나는 지갑을 꺼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샀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도 샀다.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사서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에 넣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가 손에 든 반짝반짝 빛나는 냄비 속의 물고기 반짝반짝 빛나는 거스름 동전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와 둘이서 반짝반짝 빛나는 물고기를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동전을 가지고 반짝반짝 빛나는 밤길을 돌아간다.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이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흘리며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는 울었다. P.S 어제 갑자기 이유없이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이 시가 생각이 났다. “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구두를 신고” 이 구절이 하루 종일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이 글이 실려 있.. 더보기
[Essay] 불안의 시대. 아무 생각 없이 사는 하루가 흘러간다. 그리고 또 하루가 흘러간다. 하지만 마음 한편의 미묘한 변화가 느껴진다. 이렇게 계속 아무 생각없이 살아간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는 있지만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불안을 억누르려고 노력하는 건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건 나만 아는 것이니까. 그리고 이내 다른 가슴 한편에선 막연했던 그 불안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왜일까? 아무 생각없이 사는데 이 불안은 왠 말인가? 보기와는 다르게 난 불안 덩어리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쩌면 아무 생각없이 사는 척, 쿨한척, 태연한척, 담담한척, 군자인척, 언제나 그렇게 말은 하고 다녔지만 보이지 않는 그 이면에선 반대로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며, 불안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아마도 나의 불안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 더보기
[Essay] 금연 만2년 되는 날(금연 후 변화). 오늘로 일단 금연한지 만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에게 이런 날도 올까 싶었지만 무사히 만2년이란 세월을 견뎌냈습니다. 물론 만2년의 금연 생활이 자랑할 일도 앞서 나갈 일도 아니지만 이렇게 나도 해내고 있다 라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만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 흡연의 충동을 느끼면서도 또 그것을 매일 잘 참아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말 그대로 금연이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충동을 참아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다스리고 통제한다는 것, 이 두가지만 해도 엄청난 일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종종 이런 노력들을 폄하하는 말들을 듣게 됩니다. “독한 놈이다”라고 말이죠.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자기를 다스리는 일이 그렇게 독한 일인가요? 상종하지 말아야 할 사람인가요? 자기자신을 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