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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Essay

[Essay] 금연 만 4년의 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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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시계의 추는 돌고 돌아 또다시 1년의 시간이 더 흘렀습니다. 2018년 5월 12일부터 시작된 금연의 길. 그렇게 만 4년,바로 엊그제의 다짐처럼 느껴지지만 짧은 순간처럼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이 순간까지 금연을 실천하리라 고는 그때 그 당시에는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습니다. 실패하면 그뿐이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참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긴 시간 금연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그땐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연의 기록을, 이야기를 다시 적어 나가는 이 순간은 또 다른 각오의 순간이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담배의 유혹은 제 주위를 맴돌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꿈에서까지 담배를 피우는 꿈을 꿀 때도 있으니 흡연의 유혹을 뿌리치고 금연을 유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은 언제나 선택의 연속입니다. 떠날 것인지, 머물 것인지. 유지할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도전할 것인지, 안주할 것인지 등 결국 사람은 이 선택의 굴레를 벗어나기는 힘듭니다. 선택이란 중압감의 한가운데 서서 항상 옳고, 바른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의 조금 아쉬운 결정도 때로는 시간이 지나 보면 좋은 선택이었을 때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가 될 때도 있습니다. 금연을 결심했던 그날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힘든 날이었고, 힘든 결정이었습니다. 오랫동안 피우던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는 결심, 마음속의 생각을 이제는 몸으로 실천을 해야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능으로 금연의 결정을 망설이고 또 망설이게 만들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습성이자 보호본능 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마음을 경직되게 만듭니다. 몸을 굳게 만들고, 행동을 유연하지 못하게 하고, 생각을 그대로 멈춰버리게 만듭니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갯속을 헤매고 다니는 그런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만들어 버립니다. “그냥 변화를 주지 말고 그대로 지내자”라는 마음속의 속삭임이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그 끊임없는 유혹에 마음이 흔들리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의 자세와 태도를 더욱더 좋아 보이게끔 만들어버립니다. 변하지 않는 삶도 없는데 그렇게 안전함 만을 추구하는 것이 편한 길이 되니 또다시 더욱더 안전하고 편안한 삶의 길을 선택하게 됩니다. 안주하는 삶은 우리 마음의 평안과 평화를 선물합니다. 안주하는 삶은 언제나 편하기는 합니다. 원래 안주라는 말은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사는 삶, 현재의 상황이나 처지에 만족함을 뜻합니다. 잔잔한 파도처럼 고요하고 아무 어지러움이 없고 심장의 고동이 평온한 그런 상태를 만들지만 결국 흐르지 않는 강물이 되어버립니다.

생각해보면 삶은 내가 원하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편안했던 삶이 순식간에 풍랑속으로 빨려 들어갈 때도 있고, 좌초위기의 삶이 위기를 딛고 나아가 잔잔하고 평화로운 바다를 항해할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매일 새롭게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것을. 변화가 두려워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흐르는 강물처럼 매일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두려움도 있겠지만 한번은 알을 깨서 튀어 오를 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으로서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한 또 다른 변화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였는지도 모릅니다. 지루했고, 시시했고, 쓸 때 없는 일들만 일어나는 듯했습니다. 가치는 떨어졌고, 냉소적인 사람이 되어 버린듯했고, 그저 시간 때우는 일 이외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금연이라는 이 작디작은 변화의 결심이 어쩌면 저에게 하나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문득 변화의 좋은 바람을 더욱더 맞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더 좋은 어른으로, 한걸음 한걸음 묵묵히 전진해 나가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듭니다. 그토록 어렵고 어려운 일을 시작하고, 실천해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대단한 일이며, 갑작스러운 변화에 잠시의 혼란은 있겠지만 나의 틀을 깨고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 또한 될 것입니다. 안주의 삶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자신이 정체되어있다는 강한 신호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이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라도 시작은 아주 미미하고 미약하겠지만 이 소중한 기회를 또 다른 도전의 발판으로 삼는다면 혹시 아나요 언젠가 멋진 신세계로 우리를 인도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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