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 부끄러움-아니 에르노. [책] 부끄러움-아니 에르노. 나의 삶을 지배한 원체험에 대한 고요한 응시 “그날 이후 부끄러움은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 1952년 6월 15일, 아버지는 어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낫을 든다. 이어지는 어머니의 비명소리.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부모님은 식탁에 앉는다. 흔한 부부싸움은 그렇게 끝났다. 그러나 열두살의 아니에르노에게 ‘그날의 사건’은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난한 노동계층의 외동딸로서 중산층 이상이 다니는 기독교 사립학교에 입학한 에르노에게 부모의 세계와 사립학교의 세계 사이에 놓인 간극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각인시켰다. 가난하고 천박한 부모가 부끄럽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자기 존재의 뿌리라는 것. 1996년, 어느덧 중년이 된 에르노.. 더보기 [책]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책]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올해 본 책 중에 최고의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 장, 한 장의 주옥 같은 글귀들은 어찌나 가슴에 와 닿던지. 긴 호흡으로 읽어야만 하는 책이기는 하나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주인공의 인생과 삶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대단원의 마지막이 보입니다. 인생의 희망과 좌절, 행운과 불운, 우연한 만남과 헤어짐, 각기 다른 등장인물들의 삶 속에 나를 찾기 위한 끊임없는 여정, 그 속에 우리의 삶은 언제나 우리가 바라는 대로 흘러 가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그속에서 느껴지는 고민과 방황 그리고 허탈함은 우리의 삶을 반추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문득 스칩니다. “좋은 일이 생기기를 너무 바란다면 오히려 그런 일이 일어나지 못하게 막는 셈이 될 것이었다.” 더보기 [책] 칠드런액트-이언 매큐언(Ian McEwan). [책] 칠드런액트-이언 매큐언(Ian McEwan). 『칠드런 액트』는 얼마전에 영화가 상영이 된 걸로 알고 있다. 물론 영화는 아쉽게도 보지 못했지만 영화가 방영되기 전 우연히 영화평을 읽게 되었는데 이게 영화를 보는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책을 보는 계기가 되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선택의 권리가 있다. 그리고 이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배운다. 재판에서의 판결은 판사의 선택이다. 판사들은 법 그리고 자신의 신념과 판단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 하지만 판결 그 이후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판사에게는 판결까지가 자신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삶에 있어 선택의 순간이 있고 선택을 해야만 하는 때가 있다. 다만 이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할 순간이 올 때가 있다. 누군가의 삶을 바꿔 놓았고, 그.. 더보기 [책]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책]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앤드루 포터라는 작가는 인간 내면의 세계를 아주 잘 이해하는 듯해 보인다. 노인과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까지 심도 있는 내밀한 심리 상태를, 또 인간의 감정을 아주 정확하게 잘 표현해 놓은 듯하다. 책의 맨 마지막에 단편 단편의 내용을 아주 잘 설명해 놓고 있다. 1인칭 단편소설집이다. 우리는 마음 한구석에 숨겨 놓은 변하지 않는 한순간, 한순간의 기록이 있다. 그리고 그 기억들은 지워지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간다. 또 한편엔 응어리가 쌓여가는 지점도 있다. 그러나 그 응어리를 풀어야 할 시점을 놓쳐 버리기 일쑤지만 아무렇지 않게 살아간다. 잘 살고 있는 듯해 보이지만, 뒤돌아보면 어느 순간에 보면 삶은 정체 되어있어 보이고, 멈춰져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우.. 더보기 [책] 흰(The Elegy of Whiteness)-한강. [책] 흰(The Elegy of Whiteness)-한강. 매일 잠들기 전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항상 책을 읽고 있는데 페이지로 보자면 100페이지 정도 매일 빠짐없이 읽고 있다. 흰(The Elegy of Whiteness)이라는 이 책의 분량이 130페이지 조금 더 된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반나절이면 다 볼만한 책의 분량이지만 물론 사진을 빼면 그것보다 적겠지만, 또 아무튼 빽빽하게 글로 채워져 있지도 않다. 하지만 난 이 책을 일주일 넘게 읽었다. 왜 그랬을까? 책은 제목처럼 흰색의 아름다움이 연상되어야 할 듯하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정작 내용은 흰색이 주는 무언가 설명하기 힘든 쓸쓸함이 느껴졌고, 여하튼 책은 스산했다.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생각과 집중을 더욱더 해야만 했고, 책의 내용이 .. 더보기 [책] 다시, 만나다-모리에토. [책] 다시, 만나다-모리에토. 여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 『다시, 만나다』는 이렇게 일상 속에 자리한 만나고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들은 모두 일시적이든 영원하든 어제의 만남과 헤어짐이 낳은 회한과 아쉬움 그리고 안타까움과 애틋함을, 오늘 다시 만나 매듭을 풀 듯 오해를 풀고 사랑을 확인한다. 지금의 삶에서 다하지 못한 만남을 다음 세상에서 다할 수 있기를 기약하며 오늘의 삶을 새롭게 승화시키고 만남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 -줄거리 발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는 생각은 그렇게 틀리지 않는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베개 표면에 아직 꿈의 흔적이 묻어 있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눈을 가늘게 뜨고 붉게 물든 아침 하늘에 녹아 드는 어둠을 바라보면서 나른하.. 더보기 [책] 비둘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책] 비둘기-파트리크 쥐스킨트. “소유란 무엇인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란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우리들은 왜 그토록 소유를 위해 온갖 정성을 바치는가? 때로 용의 주도하고, 때로 견고해 보이기까지 하는 우리의 계획들은 한낱 사소한 것으로 인해 무참히 붕괴되어 비릴 수 있는 위험을 얼마나 많이 안고 있는가? 소유하기 위해서, 또 소유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 한발 한발 끊임없이 내딛는 이라는 이름의 우리네 고투는 얼마나 단단한 지평위에서 이루어지는가? 벽돌을 한장 한장 정성스럽게 쌓아 올리듯 조심하며 삶을 가꾸어 나가는 자의 불안은 과연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옮긴이의 글 발췌- P.S 부지불식간에 찾아온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옴짝달싹 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에 중점을.. 더보기 [책] 제노사이드(GENOCIDE)-다카노 가즈아키. [책] 제노사이드(GENOCIDE)-다카노 가즈아키. 지금 현재 가장 상위의 포식자인 인류는 스스로 종이 거듭할수록 자각하고, 진화하고, 발전해 나가면서 그렇게 최상위의 포식자가 되어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최상위의 포식자인 인류는 다행히 다른 종과 공생 공존하며 살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인류가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최상위의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인간 자신보다 우월한 것이 없다는 인식은 언제나 우리 인류를 옭아 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소설이기는 하나 만약에 인류보다 월등한 존재의 새로운 생명체가 나타난다고 가정을 해본다면 우리는 어떨까? 하고 출발은 한다. 만약 최상위의 포식자인 인류보다 더 우.. 더보기 이전 1 2 3 4 ···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