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일단 금연한지 만2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에게 이런 날도 올까 싶었지만 무사히 만2년이란 세월을 견뎌냈습니다. 물론 만2년의 금연 생활이 자랑할 일도 앞서 나갈 일도 아니지만 이렇게 나도 해내고 있다 라는 뿌듯함은 있습니다. (만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매일 흡연의 충동을 느끼면서도 또 그것을 매일 잘 참아내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니까요.) 말 그대로 금연이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충동을 참아낸다는 것, 그리고 자신을 다스리고 통제한다는 것, 이 두가지만 해도 엄청난 일임에 분명해 보입니다. 그러나 종종 이런 노력들을 폄하하는 말들을 듣게 됩니다. “독한 놈이다”라고 말이죠.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자기를 다스리는 일이 그렇게 독한 일인가요? 상종하지 말아야 할 사람인가요? 자기자신을 다스리고 욕구와 충동을 힘겹게 억누르고 이겨내는 것이 가끔은 이런 말들로 돌아오곤 합니다. 타인에게 금연과 그에 따른 이런 자제와 노력들을 알아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저의 부단한 노력과 인내를 폄하하는 듯한 인상 때문에 이런 말들은 가끔 맥을 풀리게 만들어 버립니다. 애초에 누구를 위한 금연도 아니었습니다. 나를 위한 일이었습니다. 담배를 필 핑계는 수천, 수만가지지만, 금연할 수밖에 없는 핑계만큼은 절대 입밖으로 내지 않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담배의 대한 중독과 의존, 애착과 미련이 컸다는 반증일 겁니다. 하지만 어렵게 “금연을 해보자” 라는 큰 결심하고, 힘들게 금연이라는 아주 무거운 첫 발을 내딛었던 일은 지금 생각해봐도 삶의 중요한 터닝포인트임에 틀림없는 듯합니다. 시간이 흐르고 흘러 첫발의 무거움보다는 많이 가벼워진 발걸음이긴 해도 여전히 혼자만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시간이 더욱더 흐르고 금연의 길을 천천히 따라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 이런 흡연 충동에서도 완전하게 자유스러워지는 날들이 다가오기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금연한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또 몇 해가 지나고나서 비흡연자에서 다시 흡연자의 길도 들어서는 사람들을 종종 봐왔습니다. 물론 저도 똑 같은 일들을 반복할지도 모릅니다. 모든 일들이 그렇겠지만 방심했을 때가 가장 위험할 때 일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는 이 시간을 계기로 다시 마을을 꽉 붙들어 매고 끝까지 이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다시한번 가다듬어야겠습니다.
P.S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금 금연을 도전하시고 실천하고 계신 분들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듯합니다. 우린 어쩌면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혹 주변에 금연을 도전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독하다는 말 대신 용기를 줍시다. 칭찬해 줍시다. 힘이 나게 말이죠. 그리고 만3년째에도 변함없이 이 글을 다시 쓸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2019/05/12 - [Here i am/Essay] - [짧은 글] 담배 1년을 참아보니.(금연, 그 1년간의 짧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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