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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Take13-와인을 따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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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따던 날.
하루가 어느 정도 지나면 걷기를 멈추고 숙소로 들어가 하루를 마무리 한다
.
항상 하루 일과의 마지막은 와인이었다
.
매일 마시던 와인이지만 늘 마실 때 마다 새로웠다
.
아직도 그때 그 와인 맛은 잊을 수가 없다
.

간단한 저녁거리와 와인한병, 늘 이렇게 저녁을 맞이 했었다. 늘 그렇게 나의 시간은 흘러 갔다. 그러던 어느 날 문제가 발생했다. 그것은 바로 와인 오프너. 이 와인 오프너가 문제였다. 와인 오프너를 가지고 다니면 더 좋았겠지만 늘 와인 오프너 없이 그냥 다녔었다. 알베르게 안의 주방에 보면 오프너가 있는 경우가 많았었고, 또 빌릴 수도 있으니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저녁이 오고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사 두었던 와인을 한 병 안고 기쁜 마음으로 식당을 향했다. 물론 와인 오프너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늘 그렇듯 익숙한 발걸음으로 와인 오프너를 찾아 식당 서랍을 하나씩 열어봤다. 결국은 와인 오프너를 찾아 냈다. 이때까지는 뒷 일은 생각하지 못한 채 들뜬 마음으로 와인 마실 생각만 했었다. 그러나 이내 난관에 봉착했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 와인 오프너는 고장 난 것이었다. 그 오프너로 와인의 코르크를 뽑아 낸다는 게 과욕이었고 오기였다고생은 덤 이었다.

와인은 꼭 그 상태로 따야만 했다. 중간에 잠시 쉰다고 고개를 드니 식당 안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놈이 저걸 어떻게 따나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눈도 있고, 미련하다는 듯 쳐다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갑자기 이마에서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했다. 그 눈빛은 나를 응원하는 눈빛이라고 애써 생각을 고쳐 먹고 실망 시킬 수는 없다는 각오로 열심히 더욱더 분발했다.
하루 일과의 마지막치고 댓가는 혹독했다
.
참고로 와인은 1유로였던걸로 기억을 한다
.
'
'하고 따지는 순간 모든 식당 안에 사람들이 박수를 치고 나보다 더 좋아해 주셨다
.
난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얼굴에 만연한 웃음을 짓고는

슬며시 인사를 하고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앉아서 흐르는 땀을 닦고 폼 나게 와인을 한잔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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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ino De Santi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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