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체 수도원
여기는 포도주와 물이 함께 나오는 곳이다.
왼쪽은 포도주, 오른쪽은 물.
다니는 사람들의 목을 축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이다.
하지만 여기도 엄연히 음주 제한은 있었지만, 나에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엄청난 거리를 걸으려면 많은 술은 금물이지만, 여기서는 안마실 수가 없었다.
한 모금, 한 모금. 그렇게 홀짝거리다, 물병 중 하나를 비워 포도주를 가득 담았다.
그리고 가던 길을 그냥 묵묵히 걸어 간다.
그렇게 물병에 담았던 이 포도주를 며칠을 가지고 다녔었다.
그리고 숙식을 무료로 해주는 곳에 가서 10유로와 포도주를 기부해버렸다.
보통은 기부를 잘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나도 좋은 음식과
(누군가는 음식을 만들어야 했고, 또 누군가는 설거지를 해야 했지만),
또 조금은 허름하지만, 이렇게 감사한 잠자리까지 제공하고,
모두들 깊은 밤까지 잠 못 이루던 곳에서, 그러다 또 내가 누군가의 바지를 고쳐준 곳이니까.
내가 타인을 위해 작지만 도움을 주었던 곳이니까 아깝지 않고 기부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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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Take8-쉬어가기(푸엔테 라 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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