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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심야책방

[책] 달의 영휴-사토 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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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사토 쇼고.

책에는 이런 글이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이 대목을 읽는 순간 인간의 윤회가 문득 떠 올랐습니다. 윤회라는 것은 아시겠지만 인간이 죽고 다시 태어나 생이 반복된다고 하는 불교 사상입니다. 그 윤회 속에 어느 경지에 도달할 때 비로소 이 세상으로의 윤회가 끝이 난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그 생각은 떠나지 않았습니다.

책에는 적어도 네 번의 삶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삶과 그 이전의 삶과 그 이전의 삶은 하나의 기억으로, 루리라는 이름으로 통일 됩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 그 사람이 다시 눈앞에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앉아 있다. 처음 보는 사람이 몇 십 년 전의 이야기도, 미처 기억하지 못한 세세한 부분들까지 다른 모습으로 환생해 일관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루리. 왜 환생의 길을 선택 했을까요?

책을 보는 내내 이질적인 생각이 계속 떠 올랐습니다.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은 어떤 기분, 어떤 마음일까? 나는 누구인가? 전생의 사람인가? 현세의 사람인가? 육체는 누구 것인가? 영혼은 누구 것인가? 결국 이 물음들은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듯 또 똑같은 질문들로 다시 돌고 도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한 사람의 기억, 몇 번의 환생과 비슷한 일련의 삶, 그 속에 보이는 옛 기억의 그림자. 책을 덮는 순간 또 다른 질문이 떠 올랐습니다.

마지막 환생인가?

집착인가? 사랑인가?                                        

이것은 윤회의 끝인가? 시작인가?

네 번의 삶. 세 번의 환생. 삶은 계속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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