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여행-下편(거제도 바람의 언덕과 핫도그.)
바람의 언덕으로 가기 위해 조금 빠른 길을 놔 누고 굳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렸습니다. 물론 가던 도중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 다시 온천으로 돌아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었습니다만 험한 산길을 달리면서 보는 경치는 정말 좋았습니다. 벚꽃과 중간중간 보이는 개나리와 이제 막 새싹들이 올라오는 나뭇가지의 색감과 저 멀리 보이는 바다는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리다 보니 바람의 언덕 근처임을 알리는 이정표가 눈에 들어 옵니다. 일단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보니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와 새삼스럽게 도착을 몸으로 느꼈습니다. 나무 계단으로 연결된 산책로를 따라 언덕으로 올라가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어오는데 이름대로 바람이 주인 되는 장소임을 한번에 느낄 수 있습니다. 매섭게 부는 바람이 정신 없이 휘몰아치는 와중에도 정상 부근에서 보는 경치는 어느 다른 곳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장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른 봄에도 따뜻하게 옷을 입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산책을 하다 보니 근처에 해금강 테마 박물관이 보여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표를 끊어 관람을 시작했습니다. 테마 박물관이라 그런지 전시는 각각의 테마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2층의 올림픽 특별전과 1층의 옛날마을 거리 테마가 있었는데 전날 진해 소사마을을 다녀와서 그런지 비슷한 테마를 연속적으로 접하다 보니 감흥은 반감되었습니다.
이제는 돌아갈 시간이 머지 않아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늦은 아침과 중간 중간 먹었던 간식과 커피가 전부였고, 저녁을 먹기는 이르고 배는 고팠던 터라 핫도그 파는 곳까지 얼른 갔습니다. 기나긴 줄이 먼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저는 보통은 이렇게 기다리면서까지 먹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집을 발견해 먹는 것이 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중의 하나이지만 맛집 가이드인 친구아들은 기나긴 줄도 시간도 감내하면서 꼭 먹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끊임없는 주문과 쉴 틈 없이 나오는 핫도그. 그렇게 한~참을 기다린 후에 핫도그를 받고 3분의 짧은 먹방을 찍고 빠르게 일어섰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운전의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거제도의 오래 전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 올랐습니다. 저의 추억 속의 거제도는 항상 좋았습니다. 고등학교 때의 친구들이 살던 거제도. 방학 때면 거제도 친구 집에도 놀러 가 지금은 기억에 남아있지 않은 장소에서 캠핑을 했던 일들과 막 20살이 지나고 만났던 아가씨가 거제도 사람이었던 기억 때문에 늘 좋은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늘도 여전히 좋은 기억 하나, 좋은 추억 하나를 안고 돌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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