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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방/소소한 여행

[여행] 경상남도 밀양 만어사(萬漁寺)와 만어사 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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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밀양 만어사(萬漁寺).

주말 아침 늦잠을 자고 일어나 밖을 보니 어제와 다름없이 여전히 뿌연 하늘과 활짝 피어있는 벚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벚꽃은 3월말부터 하나 둘씩 수줍게 그 모습을 내비치더니 4월의 첫날이 되니 벌써 집 앞의 공원도, 다니는 거리도, 온통 벚꽃이 만개해 버렸습니다. 봄의 여왕은 어김없이 다시 돌아 왔습니다. 이 좋은 계절,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차를 몰고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밀양 만어사로 달려갔습니다.

만어사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기엔 몇 가지 설이 있다고 합니다. 그 중 하나는 독룡이 산에 살았던 나찰녀가 서로 사귀면서 뇌우와 우박을 일으켜 4년동안 오곡의 결실을 방해해 수로왕이 주술로 이를 금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인도 쪽의 부처님에게 도움을 청해 여섯 비구와 1만의 천인을 데리고 와서 독룡과 나찰녀를 부처님의 설법으로 가르침을 내리고, 모든 재앙을 물리치고 돌로 변한 것이라는 설.

또 하나의 설은 용왕의 아들이 목숨을 다한 것을 알고 낙동강 건너에 있는 무척산의 신통한 스님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하자 스님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이 있는 곳이라고 일러주었다. 왕자가 길을 떠나자 수많은 물고기 때가 그의 뒤를 따랐는데 왕자가 머물러 쉰 곳이 바로 이곳 만어사라고 한다. 그 뒤에 왕자는 큰 미륵 돌로 바뀌었고, 수많은 물고기들은 크고 작은 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기한 것은 이 바위들을 두드리면 각기 다른 소리가 납니다. 종소리와 쇳소리, 옥소리라고 하는데 실제 두들기는 부위에 따라 같은 바위라도 여러 소리가 나서 깜짝 놀라 얼마 동안은 바위만 두들기고 다녔습니다.

경내 나무아래엔 조그마한 소원 돌이 있습니다. 이 소원 돌은 소원을 들어 줄 것 같으면 꿈쩍하지 않아 손으로 들어 올리지 못한다고 합니다. 먼저 소원 돌을 한번 들어 올려보고 나서 기도를 하고 다시 들어 올려보면 그 무게 감이 달라져 손으로 들어 올릴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설이 있다 보니 소원 돌을 한번 들어 올리기 위한 사람들의 힘 자랑이 펼쳐 집니다. 그리고 그 소원 돌을 들어 올리건 들어 올리지 못하건 그런 건 아무런 상관없이 그저 유쾌한 웃음이 들려옵니다. 그렇게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는 오히려 기분 좋은 소음으로 들렸습니다.

절에서는 보통 할 것이 많지 않습니다. 불공을 드린다거나 경내를 둘러본다거나, 탑을 돈다거나, 정적으로 움직이고 말소리도 줄입니다. 그래서 보통의 절은 정숙하고 조용한 사찰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만어사가 어느 절 보다 유쾌한 절이라고 생각한지도 모릅니다.

밀양에는 밀양 팔경과 밀양 3대 신비가 있다고 합니다. 밀양 팔경에는 <영남루 야경><시례 호박소><표충사 사계><월연정 풍경><위양못 이팝나무><만어사 운해><종남산 진달래><재약산 억새> 이렇게 있다고 하고 밀양 3대 신비는 <한여름에도 시원한 얼음골> <국가적으로 큰 사건이 있을 때를 전후하여 땀을 흘린다는 표충비각>과 함께 < 만어사 경석>이 있다고 하는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이번에 만어사 경석을 방문하면서 밀양 3대 신비는 눈으로 전부다 본 것이 됩니다. 아직 둘러보지 못한 몇몇 장소들도 조만간 한번 방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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