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임시공휴일이 생겨버렸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내 왔는데 연휴라니. 좋기는 하지만 아무런 계획도 없던 나로서는 당황스럽기 그지 없었다.
5월의 이 황금 같은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 하고 고민하다 강릉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봄, 여름, 바다, 이 얼마나 가슴이 설레는 말들인가!!
어린이날 오전 7시 차를 타고 달려간다. 목적지야 강릉이지만 시간도 많다.
그리고 할 일도 없다. 천천히 바다를 끼고 달리기로 마음을 먹고 아주 천천히 천천히 달리기 시작을 했다.
경주로 포항으로 7번국도로 빠지기 위해 천천히 천천히 달려갔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필요도 없었으니 그저 천천히, 천천히.
쉬고 싶을 땐 쉬고, 달리고 싶을 때 또 달리고.
그렇게 7번 국도를 타고 흘러나오는 음악과 커피를 친구 삼아 강릉으로 향했다.
낭만은 느끼는 거다.
커피와 바다. 또 무슨 말이 필요 하겠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그냥 느껴진다.
행복해지는 것을.
사실 여행이란 게 좀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늘 계획이란 것을 세우게 마련이다.
그렇지만 늘 그 계획대로 움직이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난 그냥 도착해서 그때그때 기분에 맞게 움직이곤 한다.
계획되지 않은 그런 아주 사소한 움직임들을 사랑한다.
어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시간을 죽치고 앉아 있는다던 지.
반나절을 걷는다던 지. 그냥 시간을, 낭만을 사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누구나 당연한 일이겠지만 꼭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하는 행동마냥
그렇게 떠나서도 그렇게 하곤 한다.
난 더 많은 것을 보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는 것도,
시간 아깝다 이런 말도 싫다.
이날도 똑 같을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 좋은 바다와 커피 그리고 혼자라는 사실...
아무렇게나 움직일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있으니
계획 같은 건 아무 소용없었다.
그냥 그렇게 앉아 커피를 한잔하다 문득 예전에 보았던 책의 한 구절이 생각났다.
"때로는 이렇게 쉬어야 해.
너무 앞만 보고 달리다가 보면 언젠가는 탈이 나게 되어있어.
탈이 나기 전에 쉬어야 해.
아프기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해.
그래야 탈이 안나.
나이가 들어가면 중요한 일도 많이 지고, 책임도, 방해물도,
아무튼 온갖 것들이 많아 질 테지만 그래도 하루쯤은 이렇게…"
뭐 어때?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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