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거울 속 외딴 성-츠지무라 미즈키.

거울 속 외딴 성-츠지무라 미즈키.

“고코로는 학교가 싫다. 학교에는 언제나 주목 받는 중심인물이 있었다. 관심 있는 동아리에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선생님을 ‘샘’이라고 친근하게 부를 수 있는 것도, 반 아이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것도 그 아이들이다. 언제부터 였을까. 고코로가 무슨 말을 해도 그 아이들이 비웃기 시작한 것은. 그 뒤로 고코로는 학교뿐만 아니라 집 밖에도 나갈 수 없다. 매일 방 안에서 텔레비전만 보던 어느 날, 한구석에 놓인 전신거울이 무지개 색으로 빛났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자 성이 있었고, 그곳에는 늑대 가면을 뒤집어쓴 어린 여자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영문도 모른 채 성 안으로 들어오게 된 일곱 명의 아이들 앞에 기괴한 늑대가면의 소녀가 말한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이 성에 초대받으셨습니다!””

“늑대가면의 소녀는 지금부터 약 일 년 동안 이 성에 숨겨 놓은 소원 열쇠를 찾아내면 그 열쇠를 찾은 단 한 사람에게만 무엇이든 소원을 하나 이뤄주겠다고 말한다. 다만 다섯 시가 넘어서도 성에 남아 있으면 늑대가 잡아먹을 것이라는 말을 전한다. 기묘한 성으로부터 고코로는 간신히 도망친다. 하지만 방 안에 돌아와도 고코로에게는 갈 곳이 없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성에 대한 두려움도 컸지만 어떤 소원이든 이뤄준다는 늑대가면 소녀의 말이 자꾸만 귀에 남는다. 문득 고코로의 마음속에 한 가지 소원이 떠올랐다. ‘그 애가 사라지게 해주세요.’ 자신을 비웃는 그 애가 사라지면 고코로는 다시 평범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평일 낮 시간을 혼자 방 안에서 보내지 않아도, 부모님의 한심하다는 눈초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친구와 함께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코로는 굳은 결심을 하고 열쇠를 찾기 위해 다시 거울 속 외딴 성으로 향한다. 성 안에 모인 일곱 명의 아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 늑대가면을 쓴 소녀의 정체는 무엇일까? 과연 소원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줄거리 발췌-

“괜찮다. 잘할 수 있다. 게다가 어디를 간다 한들 좋은 일만 기다리고 있을 리 없다. 싫은 사람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어지지 않는다.“ “싫은 사람은 싫어해도 괜찮아. 도망쳐도 괜찮아.”

P.S 누군가 한번쯤은 겪었을지 모르는 어릴 적 마음의 고립은 언제나 큰 상처로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아픔 속에 때론 주변 어른에게 구원의 손을 내밀기도 하지만 절망적이게도 어른들은 어른들만의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보기에 그 감정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도 종종 생기게 됩니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보여지지 않는 공포는 더욱더 혼자 감당하기가 힘들어지고,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시련은 언제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립니다. 결국 아무도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버림 받았다는 생각과 그 속에 혼자 고립된 생활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어버립니다. 결코 나의 잘못이 아니지만 스스로 자책하는 모습은 언제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마음의 생채기는 영원히 없어지지 않고 계속 마음속에 트라우마로 남아 어른이 되어서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생각해보건대 정작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결국 어른도 아이도 서로의 아픔과 마음을 공유 하고, 서로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고,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서로에게 한발자국 더 다가가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혼자만의 힘으론 부족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위로가 되는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함께 있어 주는 것 만으로도 때론 큰 힘이 될 때도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은 헤아리지도 못한 채 우린 어쩌면 어른의 눈으로만 세상의 기준을 정하고, 편견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갑니다.